“너무 어려워 보이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요?” 영상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자기 방어술, 즉 호신술을 보면 시연자의 동작이 빠르고 복잡하다. 눈 깜짝할 새에 다가오는 적이나 무기를 쳐낸다. 그리고 순식간에 상대의 팔을 꺾어 제압하거나 몸 전체를 메쳐서 상황을 마무리한다. 두 명, 세 명을 상대하는 상황도 연출된다. 이를 본 이들이라면 ‘저렇게 빠르고 복잡한 동작과 움직임을 내가 할 수 있을까’란 걱정과 의심이 앞선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을 할 줄 알거나 또는 배우고 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면 아무리 복잡하고 빠른 호신술도 할 수 있다. 실제 상황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동차 운전은 호신의 상황에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우선 타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나를 포함해 대다수의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서로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다. 이는 대다수 사람이 법을 잘 지키며 남을 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통한다. 이런 대전제가 없어지면, 교통은 즉시 마비되고 사람들은 모든 타인을 적으로 생각하며, 서로 공격하거나 아예 집 밖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내 주변의 모든 방향을 주시한다. 운전은 앞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룸미러, 사이드미러 등을 통해 내 차의 측면, 후면 등을 전부 파악하며 운전해야 한다. 그래야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다른 차의 돌발 움직임에 즉시 반응할 수가 있다.
또한 상대의 안전을 위해 본인의 운전도 신경 써야 한다. 호신술 역시 동일하다. 대부분 안전하겠지만, 그래도 모를 돌발 상황을 위해 항상 모든 감각을 열어 주변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나 스스로도 상대에게 갑작스런 위협이 되지 않도록 잘 이동해야 한다. 세 번째는 손과 발이 굉장히 바쁘다. 과거에 수동 기어를 조작해 운전하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본다.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 돌리면서 그 중 한손으로는 재빨리 기어를 조작한다. 오른발은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번갈아가며 밟아야 한다.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클러치라는 것까지 있어서 손으로 기어를 조작하는 타이밍에 왼발로 클러치를 반복해서 밟아야 했다. 몸통만 좌석에 붙어있을 뿐이지, 얼굴, 팔, 다리는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가며 복잡하게 움직이는게 운전이다.
호신술 동작도 마찬가지다. 한 손으로는 상대의 공격을 쳐내면서 한 손으로는 상대를 가격하거나 움켜잡는다. 그 사이에 다리가 바쁘게 움직여 상대 품으로 파고들어간다. 상대가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신호를 보이는 순간 손과 발을 동시에 움직여 상대를 넘어뜨리고 제압한다.
그 사이에 다른 적이나 또 다른 위협요소가 나를 노리는지 주변 상황을 계속 파악한다. 호신 기술과 운전의 프로세스가 같다는 얘기다. 운전을 할 줄 안다면, 무술을 배우고 실제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셈이다. 아울러 운전과 호신술의 닮은 점은 또 있다. 항상 ‘방어운전’을 해야 하듯 호신 기술 몇 가지를 안다고 거들먹거리지 말아야 한다. 항상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예방한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또한 본인이 잘 알고 익숙한 동네 혹은 지역에서의 운전이 훨씬 편안하고 안전하듯, 내가 주로 다니는 곳의 도로 구조나 파출소, 병원 위치 등은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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